페룸왕국을 무대로 한 플레이를 처음 준비할 때는 [페이트 코어] 제9장 장면, 세션, 시나리오에 나온 방식을 따르려 해봤습니다. 결과적으론 플레이하면서 마동병기 하데스 파괴 + 드워프 고대문명 탐사 라는 2가지 흐름만 살리기로 해서 버려진 게 꽤 되고요. 여튼 페이트 코어의 시나리오 준비 방식과 실제 구현 예를 비교해보자는 차원에서 처음 준비했던 안을 공유해볼게요.



1. 문제를 파악한다


- 캐롤라인은 [페룸 왕가의 후예]로 이 사실이 알려지면 제국의 표적이 된다.

- 올란도는 반군의 보급을 위해 페룸의 협력자(유즈 노인)을 통해 총기와 탄약을 생산, 밀반출하려 한다.

- [제국의 신형 마동병기] "하데스"는 오리움의 반군 게릴라를 노리는 화학 병기다. 이를 놔두면 큰 재앙이 된다.



2. 이야기 질문을 만든다


- PC들은 캐롤라인의 탈출을 우선시할 것인가, 거대병기 저지를 우선할 것인가?

- 올란도는 반군 동지들을 위한 총기와 탄약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 이레네는 제국의 신병기 개발에 관여하는 고모 유스티치아를 어떻게 둘 것인가?

- PC들은 목적(마동병기 파괴 등)을 달성하기 위해 페룸에 대규모 폭동을 일으킬 것인가?


(중도 추가)

+ PC들은 잡혀간 조직원들을 버려두고 사건이 잠잠해지길 기다릴 것인가, 혹은 감옥을 습격해 해방할 것인가?

+ 페룸의 총기 비밀 생산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 신형 마동병기 "하데스"는 어떤 운명을 맞을 것인가?



3. 적을 마련한다


- 코르디우스 상회장: 군수산업 개발과 생산을 총괄. "마동병기 [하데스]를 완성시킨다."

- 유스티치아 콤네누스: 이레네의 고모. 코르디우스 회장의 동업자이자 애인. 물질마법을 결합한 신형 마동병기로 "군수산업 분야에 진출한다".

- 경비대장 코넬리우스: 제국군 백부장 출신. "반동분자를 찾아 체포한다."

- 마이스터 아른슨: 유즈 노인의 친구이자 로열길드 장인. 사실은 유즈를 밀고한 배신자. "총독부에 잘보여 출세한다".

+ 제국 첩보청 요원 도미니크: "숙적 올란드를 체포하고 반군을 뿌리 뽑는다."



4. 첫 장면을 설정한다


* 공장구역의 저항조직 아지트에서 접선. 밖에선 유즈 노인의 반역행위가 발각나 관련자를 대대적으로 검거 중. PC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유즈 노인의 비밀공방에 가서 총기를 회수할 지 결정한다.

  - 현재 비밀공방의 위치를 아는 것은, 캐롤라인 뿐 (루스는 반대).

  - 이레네의 신분이 밝혀지면 의심을 받는다.


* 유즈 노인의 비밀공방: PC의 대응에 따라 경비대가 먼저 와 잠복해있을 수도 있고, 뒤늦게 들이닥칠 수도 있다. 유즈 노인이 밀조한 총기와 더불어 마동병기에 대한 정보를 입수 가능.


*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대대적인 심문 조사. 마동병기 하데스 계획을 알게 된 PC들은 어떻게 할지?




실제 진행하면서는 마동병기 '하데스'를 저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자고 하여, 페룸의 저항조직 얘기나 캐롤라인의 출신 문제 등을 놓친 면들이 많네요. 제 역량이 모자랐을 수도 있고... 여튼 통상적으로 준비하던 시나리오 양식과 달라서 그런지 처음 구상대로 되지 않은 것도 많았던 듯 합니다. 애초에 이런 열린 방식의 시나리오는 그렇게 되기 마련인지도 모르겠고요. 


코린토스를 무대로 한 시나리오에서는 아예 시나리오 문제나 이야기 질문을 공개하고 공유하면서 진행하는 게 나을지 어떨지 고민 중입니다. 전에 얘기한 대로 속국 상황이나 제국 세력 시트를 정리하면서 이쪽에 내용을 담는 식도 가능할 것 같고요.


Posted by 애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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