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룸을 무대로 한 첫 시나리오에서 등장하는 문제와 인물들을 간단히 정리해보려 합니다. FATE Core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장소와 인물에 붙은 면모를 테이블에 공유하는 걸 원칙으로 하니까요. 대략적인 구도를 살펴보시고, 재미있을 것 같은 쪽으로 같이 더 파고 들면 좋겠습니다. (아래 설정은 어디까지나 저의 초기안이니 전개에 따라 필요하면 재미있는 쪽으로 바꿔도 되고요)




1. 제국의 압제


제국 마동병기의 힘으로 페룸이 정복된 지는 20여 년이 지났고 그간 있었던 반란과 봉기 시도는 처절하게 진압당했습니다. 그래서 페룸의 반체제 활동은 매우 위축되어 극소수의 비밀조직에 의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극소수가 숨어서 음모를 꾸민다]). 총독부의 경비대는 일제시대 헌병이나 60-70년대 공안경찰처럼, 체제에 반하는 자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다 고문하고 중벌을 내리는 것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총독부 경비대: [우리가 법이다], [실전 경험은 별로 없다]


한편 페룸 사람들은 거친 성미인 데다 산업에 쓰이는 중장비나 곡괭이, 망치 등을 앞세워 무장 봉기를 일으키면 상당한 위협이 됩니다. 이러한 유사시에 투입되는 것은, 제국 13군단의 정예 마동갑병들입니다. 메르칸디아 지방에 주둔하는 제국의 제13 마동 기갑 군단은 제국군의 신형 마동병기를 개발, 테스트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군단입니다. 평소에는 페룸의 군수 산업체를 경비하고 유사시에 봉기를 진압하기 위한 백인대가 주둔하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들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이들은 페룸에서 진정한 공포의 이름으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 13군단 마동갑주병(진압대): [무자비한 진압군], [정예 군단병]

  마동갑주 호플론의 개조형을 장비하고 있습니다 ([육중한 장갑], [전기 사슬채찍], [각종 내장무기]).




2. 현재의 문제


- 유즈 노인 사건에 이은 대대적 탄압 ([공포스런 공안 정국])

: 총독부 경비대와 제국 첩보청 요원들은 로열 길드의 마이스터 유즈가 비밀리에 신형 마동병기 "하데스"의 설계도를 빼돌린 것을 알고 그를 체포해 조사 중이었습니다 (이후 카멘 등이 탈출시키려다 사망). 유즈 노인이 페룸의 지하조직 및 달 그림자단과 관련된 것을 파악하고, 이에 관련된 자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다 심문, 조사하는 중입니다. 

  총독부는 아직 저항조직의 핵심에 이르진 못했지만(PC가 던컨을 구한 덕분에), 연루된 자들을 마구잡이로 잡아 고문하고 있습니다. 페룸의 저항조직은 사건이 잠잠해질 때까지 최대한 잠적해서 이 시련을 피해갈지(잡혀간 조직원들과 무고한 이들을 희생시키며), 혹은 이러한 탄압을 기회로 민중을 선동해 무장 봉기에 나설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 "큰 할머니" 루스: [조직의 정신적 지주], [왕가의 영원한 충신], [죽은 아들 마이스터 유즈].

  대대로 왕가의 유아를 길러온 유모 출신으로 보수적 인물입니다. 이번 사태로부터 왕녀 캐롤라인을 보호하는 것으로 최우선으로 하려 합니다. 무장 봉기를 반대하고 조용히 사태를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행동대장 던컨: [다혈질의 거한], [총독부는 나의 원수]. 

  40대 남성으로 조직의 중추를 담당합니다. 무장봉기를 일으켜 총독부를 몰아내는 게 염원입니다. 오리움제 총기의 힘을 보고선, 이 힘으로 감옥에 갇힌 동지들을 구해내고 독립을 쟁취하는 걸 꿈꾸고 있습니다. 



- 신형 마동병기 "하데스": [독기의 숨결], [느릿느릿한 무쇠 거인]

: 원래는 판데모니엄에 대항할 수 있는 마동갑주와 병기를 개발하기 위한 시험용 '유사 판데모니움 생성장치'로 개발이 시작된 장비입니다. 이후 화학병 마동갑주 "케르베로스"와 쌍으로 실전에도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기가테리움 병기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오리움 전역에 배치하여 신출귀몰하는 게릴라 반군의 발을 묶고 섬멸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달 그림자 단은 유즈 노인을 통해 이러한 정보를 입수해, 마동병기의 정체를 파악하고 이를 저지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개발에는 제국 군수산업계의 큰 손 코넬리우스 상회의 동업자 유스티치아 콤네누스두카스가 관여하고 있습니다. 유스티치아는 출세를 지향하는 인물로 코넬리우스 상회장과 내연 관계에 있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 유스티치아 콤네누스두카스: [야심많은 사교계의 여왕]

  신형 병기 '하데스'의 개발 성공으로 군수산업계에 자리잡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PC 이레네의 고모로, 이레네를 불러 하데스 개발에 스카웃하려는 장면을 생각 중입니다 (역으로 정보를 얻을 기회도 되겠지요). 


  현재 마동병기의 프로토타입은 거의 완성된 상태로, 장거리 이동을 위한 기동부를 제작하는 중입니다. 하데스 개발 시설은 제국 13군단의 [삼엄한 보안 태세]로 경비되고 있습니다. 이곳 공장의 노동자로 위장해 들어가거나, 경비의 눈을 피해 잠입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난관'이 되겠지요.



- 페룸 출국 및 마지막 왕녀 캐롤라인의 보호: [강화된 검문검색]

: 유즈 노인이 스파이로 정보를 빼돌렸다는 사건 이후로, 페룸 출입국에 대한 검문검색도 강화되었습니다. 현재 페룸과 외부를 잇는 관문은 중층 구역에 위치한 초대형 승강기(혹은 산악 철도)입니다. 현재 이곳에선 스파이를 색출하려는 총독부와 첩보청의 요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습니다. 특히 대량의 총기를 밀반출하자면 상당한 위험이 따를 것입니다.

  한편 페룸 왕가의 마지막 후예인 캐롤라인의 정체가 드러나고, 언제 총독부나 페룸 민중의 주목을 끌게 될지도 중요한 분기입니다. 위에 나온 대로, 총독부 경비대는 마구잡이로 조직원들을 검거, 심문하고 있기 때문에 캐롤라인의 정체가 총독부에 알려지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루스는 캐롤라인을 얼른 페룸 밖으로 망명보내길 원할 듯...). 반면 캐롤라인이 왕가의 후예임이 알려지면, 페룸인들을 저항으로 결집시킬 수 있는 강력한 구심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페룸인들은 제국을 몰아내도 다시 왕으로 추대할 인물이 없어 무기력한 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PC 올란도는 왕정 복권보다는 민중의 각성과 공화국 건설을 부르짖고 싶겠지만, 단기적으론 페룸인들에겐 쉽게 와닿기 어렵겠지요.




3. 지역별 면모 및 가능한 활동


용공폭도님이 페룸의 다양한 공간이 지닌 매력이 활용되면 좋겠다셔서 정리해봤습니다. 디테일은 플레이해가면서 해종님과 함께 추가하면 좋겠네요.


- 상층부 왕궁구역: [웅장한 대리석 궁정], [마동기관으로 유지되는 조명과 시설]

  과거 페룸 왕가와 고위층이 머물렀던 구역으로, 화려한 옛 영광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총독부와 제국 상회, 제국에 협력하는 페룸의 유력인사들(로열길드 등)이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곳은 높은 신분과 배경 없이는 쉽사리 올 수 없습니다.플레이에선 이레네와 유스티치아, 기타 제국 고위층과 만남에서 나올 듯 하네요. 


- 중층부 공장구역: [증기로 찬 시끄러운 무쇠도시], [곳곳에 마동기관과 중장비들]

  산비탈을 따라 발달한 거대한 철제 도시 구역입니다. 커다란 공장과 거주구가 강철로 지어져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산업용 마동기관이 밀집한 곳으로, 여기선 마동기관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주로 페룸인 공장노동자들이 거주하지만, 이들을 감독하는 관리직과 총독부 경비대, 상회의 하급 실무진들도 여기서 일합니다. 플레이의 주무대는 이곳이 될 듯 합니다.


- 하층부 광산구역: [검은 석탄가루와 스모그], [끝도 없이 깊은 광산], [손에는 곡괭이, 가슴엔 분노]

  산의 뿌리를 깊숙히 개미집처럼 파들어간 대규모 광산과 그에 잇닿은 석탄 정제소, 커다란 용광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광산의 무수한 통로를 잇는 승강기와 광산차가 역시 마동기관의 힘으로 움직입니다. 이곳의 노동여건은 매우 열악하며 역대의 봉기 사태도 광산구역에서 촉발된 적이 많습니다. 대규모 봉기를 일으키는 것도 가능하고, 제국의 눈을 피해 폐광으로 숨는다거나 할 수도 있겠지요.


- 최하층 폐품의 계곡: [고철의 산], [유독가스 지대]

  오랜 시간 쌓인 무수한 고철과 폐품의 산이 쌓여있고, 녹과 쇠먼지, 유독가스로 숨쉬기도 어려운 곳입니다. 제국 측을 피해 도망오거나, 이곳의 잊혀진 길로 외부로 나가려는 시도도 가능할텐데, 어느 쪽이든 위험천만한 곳이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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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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