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페룸은 천년 가까이 메르칸디아에 자리잡은 유서깊은 나라다. 아주 작은 나라지만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공업국가이기도 하다. 광물 자원이 풍부한 거대 광산이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일찍부터 공업이 발달할 수 있었다. 

 북부 산악 지대에 자리잡은 나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제국 정복 이전부터 암플렉타와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왔다. 

 원래 계곡 끝자락에 도시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광산은 산자락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광산 체굴이 불편했었다. 이에 차츰 페룸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거주지를 산 위로 옮기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원래 도시를 버리고 산 위에 금속으로 만든 도시를 세웠다. 마치 산등성에 금속 건물이 매달려 있는 것 같은 도시의 풍경은 제국 본토인조차 놀라게 만들며 이 나라의 공업이 얼마나 발전되어 있었는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후 다리와 도로를 건설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이런 고립적인 도시 덕분에 페룸인들은 제국의 확장에도 국방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실지로 제국과의 방어전에서 선전했지만 결국 마동병기 앞에선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하지만 험준한 지리와 독자적인 무기 체제는 꽤 오랫동안 제국에 저항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 때문인지 제국이 이 나라에 펼친 정책은 다른 국가보다도 압제적인 것이었다. 왕가의 일원들을 전부 처형하였고 작은 저항조차 무참히 짓밟았다. 나라 규모가 매우 작은데 비해 탄압이 워낙 심해 소극적인 저항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사실 이런 압제는 메르칸디아 지방의 주요 광물 자원을 확보하고 독자적인 공업 발전을 막기 위함이 더 컸다.

 원래는 장인들이 결성한 소규모 길드들이 페룸 사회의 중추였었다. 그러나 제국 침공 이후로 이런 소규모 길드들은 강제 해체당하고 총독부 중심의 구조로 재편되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총독부 중심에서 상회 중심으로 옮겨간지 오래다. 페룸의 총독은 실질적인 힘이 없으며 상회의 힘이 강력하다. 척식 회사는 페룸의 광산 채굴권을 포함한 사업권리를 독점하고 있다. 


2. 문화

 왕을 섬기는 장인들과 광산 노동자 두 계급이 있었다. 뛰어난 장인은 귀족과 같은 대접을 받았다. 산간지방인지라 다소 거친 민족성도 유명. 

 독자적인 공업이 발달하였고 제국 침공 이전 생산품은 수공예품이나 검과 창 같은 재래식 무기 등이 주를 이루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식으로 유명하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산업혁명에 돌입하고 있었는데 제국과의 전쟁이 발발, 수년간의 항쟁 끝에 패배하였다. 

 제국은 당시 왕을 포함한 지배층을 사형한 뒤, 페룸 공업을 전면적인 무기 생산 체제로 바꾸고 노동력을 수탈하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국민이 공장이나 광산에서 휴일도 없이 노역에 시달리고 있다. 

 장인과 광부들의 나라여서인지 남녀차별로도 유명하다. 페룸의 남성은 어린 시절부터 망치와 괭이를 다루기 시작하는데비해 여성은 연장을 만지지도 못한다. 제국 지배 이전에는 아예 여성이 집안일 외에 다른 일을 하는 것 자체를 법으로 금지했을 정도. 제국 지배 이후로도 뿌리깊게 박힌 남성 우월주의는 조금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페룸의 저항 운동이 점차 어려워진 것은 극심한 여성 차별로 나라의 힘이 한데 모여지지 않은 탓도 있다.


3. 저항 

 초기에는 테러나 시위 같은 숱한 저항이 있었으나 제국의 이례적인 탄압 앞에 대부분의 저항 조직이 괴멸. 인구 수가 적은 점도 있어 간간히 태업 시위 같은 소극적 저항을 어렵게 이어나가고 있으며 그마저도 소규모에 산발적이라 사실상 안 하느니만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 점차 체념적 정서가 퍼져나가고 있다.


4. 로얄 길드

 전통적인 왕실 장인 길드로 제국이 유일하게 남겨놓은 길드이다. 국가 최고의 장인 몇명만이 가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륙 최고 수준의 수공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국민들과 달리 이곳의 장인들은 노역을 면제받고 아름다운 수공업품을 만들어 제국에게 진상한다. 길드로서는 페룸의 전통적인 공업기술의 명백을 이으려는 의도지만, 페룸 사람들에겐 제국의 앞잡이로 지탄받고 있다.


5. 페룸 거대 광산

 도시 옆에 산맥 깊숙히 뻗어있는 세계적 규모의 거대 광산. 그 크기는 산맥 전체를 어우를 정도라고 예상된다. 철과 석탄이 주류이며 보석 광맥도 간간이 발견된다. 수백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아직도 새로운 광맥이 발견되고 있다. 그 안은 미로처럼 복잡하며 이곳저곳 폐쇄된 구간이 있기 때문에 잘못하면 길을 잃기 쉽상이다. 길을 잃어버리면 죽은 것이나 다름 없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며 제국군의 통제를 반드시 따라야만 한다.  그런 곳이라 폐쇄된 광산 깊숙한 곳에는 알려지지 않은 기괴한 생물체들이 살고 있다거나 고대 드워프 왕국의 유적으로 이어진다는 황당무계한 소문이 끊이질 않는다.


6. 도시

 페룸의 도시는 층별로 그 성격과 용도가 확연히 구분된다.

 도시 하층은 광산 구역으로 이어지며 빈민층들이 햇빛도 제대로 보지 못한채 살고 있다. 금속도시의 하층인만큼 녹이나 먼지 등이 가득한 비위생적인 환경이다. 중층 공장의 소음도 이곳으로 전부 흘러간다. 이곳 거주민들의 유일한 희망은 큰 광맥을 발견하여 중층으로 이사할 수 있는 권리를 받는 것이다.

 도시 중층은 공장 구역이다. 공장 파이프와 굴뚝이 많으며, 대부분의 거주민들이 공장 노동자이다. 공장은 대부분 무기와 기관 부품들이며 그 외 다양한 용품의 공장도 존재한다. 얼마 안되는 상업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술집거리라든가.

 도시 상층은 상회 사무소나 총독부, 로얄 길드 등의 상위층이 거주하는 작은 구역이다. 

 그외 도시 구역은 아니지만 흔히 최하층이라 불리는 계곡 바닥도 엄연히 페룸의 지역 중 하나이다. 바로 옛날 페룸이 있었던 자리. 한 때 아름다운 소도시였던 이 지역은 지금의 도시에서 버려진 고철로 가득한 쓰레기장이 되어버렸다. 

이런 곳이지만 고철 쓰레기를 주으며 살아가고 있는 소수의 거주민들이 있다. 어쩌면 살아남은 저항세력이 이곳에 숨어서 기회를 엿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7. 전설 : 고대 드워프 왕국

 인간이 문자조차 깨우치지 못했던 시절, 페룸의 산 속에는 고대 드워프 족의 영광스런 왕국이 번영하고 있었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왕국의 문명은 극도로 진보하여 금속으로 만든 군대로 전종족에 그 힘을 과시했고 배를 타고 하늘을 날았으며 미스릴이란 이름의 마법금속으로 난공불락의 도시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워낙 발전했기에 왕국민들은 하루종일 손 하나 까딱 안하고 기계하인들의 주선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번영하던 왕국은 갑자기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이는 드워프들의 오만에 대한 신의 징벌이었다는 것이 전설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다른 버전에 의하면 지옥문을 열어버리는 바람에 악마들에 의해 멸망당했다는 설도 있다.)

 페룸에서 잘 알려진 전설이지만 그것을 실제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너무 황당무계한 이야기인데다 그런 고대문명에 대한 증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멸망부분도 뜬금없는지라 상상력이 뛰어난 누군가가 지어낸 전설이라는 것이 대개의 믿음이다. 

 다만 최근에 어느 광부가 은색도 금색도 아닌 은은하게 빛나는 처음보는 광맥을 발견하였고 이 광물의 정체가 어쩌면 전설의 미스릴이 아닐까 하는 말들이 퍼져가고 있다. 해당 광물은 제국의 학자들이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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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플렉타의 역사] - 별고양이 쓰다



문화 

  암플렉타는 나라인 동시에 이곳의 토착 민족들을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암플렉타 사람들은 정착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세계 곳곳을 떠돌아다니고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짓는다. 다양한 문화에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민족이다.


 그렇다고 고향을 잊은 건 아니다. 1년에 한 번 축제가 열릴 때면 많은 사람들이 철새처럼 고향 땅으로 향한다. [원형 극장]에 모인다. 14일 동안 고향에 남아 관직을 맡을 '100인'의 의원을 선출한다. 10년에 한 번은 국가의 비밀을 관장하는 4인의 현자를 뽑는다. 여행을 통해 배운 지식을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한다. 원형 극장에서 진행되는 '연극'과 구술로 전하는 '이야기'들도 좋은 볼 거리였다.


지리


  암플렉타는 [메르칸디아의 사막 관문]이다. 오리움과 코린트를 비롯한 주변국의 사이에 위치해 있다. 나라들의 국경은 대부분 산맥이나 강 등으로 인해 왕래가 불편하다. 하지만 암플렉타는 유일한 육로로써 비교적 이동이 편하다. 전략적,상업적 요충지가 되었다.

 여러 나라의 문화가 뒤섞이고 사람들이 모여든다. 국민 모두가 다개국어에 능통하고 다른 문화에 관용적인 태도는 이런 배경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다.

  광활한 사막 곳곳에 오아시스와 마을이 있다. 마을과 마을 사이를 오가는 건 암플렉타 사람이 아니면 힘들다. 낮에는 해,밤에는 별을 보고 방향을 찾는다. 기다란 노래를 통해 전해지는 길을 따라간다. 서로 다른 문화 간의 무역은 큰 돈벌이가 되었다. (실크로드와 향신료 무역처럼)

  커다란 오리 같은 새를 길들여 타고 다닌다. 짐을 나르는 등 일을 시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암플렉타 사람들에게는 외로운 여행의 친구, 혹은 가족이나 다름 없다.


암플렉타의 성공

  국가의 중대사란 무엇인가? 당연하게도 나라들 간에는 분쟁이 있었고, 암플렉타는 "전쟁을 위한 길을 열라"는 요구를 받아 왔다. 하지만 이들은 전쟁에 협력하지 않았다. 오히려 양국의 평화를 중재해내고 나라를 지켜냈다. 

  코린토스의 전성기에도 암플렉타는 중립국으로 남았고, 메르칸디아의 다른 국가들이 코린토스에 정복되지 않은채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한 데에는 암플렉타의 공이 크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이 작은 나라는 어떻게 이런 성공을 이룩했는가? 암플렉타는 가장 지혜롭고, 많은 정보를 가졌다. 어느 나라에도 비밀은 없다. 모든 이야기는 암플렉타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고, 암플렉타에 모인다.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가고 편견 없이 집단의 지성을 활용한다. 사익이나 권력, 진영 논리에 왜곡되지 않는다. 암플렉타의 예측은 누구보다 정확했다.

  이러한 예측은 상거래에도 이용되었다. 가뭄이 자주 드는 지방에는 다른 지방에서 개발된 치수 기술을 전파한다. 누군가 생필품을 매점매석하려 한다면, 누구보다도 빨리 물자를 가져가거나 협상을 한다. 이들은 필요한 이문만을 남겼으며, 대부분의 거래는 시장의 균형을 맞추고 누구에게나 이익이 되는 일이었다.


  [정직하고 말 잘하는 여행가들]이라는 평판은 여기서 나왔다. 암플렉타 사람들은 상인이지만 천시받지 않았다. 암플렉타 사람을 이유 없이 가두거나 죽이는 사람은 백성들의 지탄을 받기 마련이었다. 그들은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신뢰를 얻고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제국의 침공

  하지만 이러한 암플렉타도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 바로 마동병기의 개발과 '신'제국의 침공이었다.


  아파토스 연방과 암플렉타는 매우 멀다. 통신 마차나 우편과 같은 체계적인 통신 체계가 아닌 개인의 소문에 의존하는 이상, 마동병기의 개발에 대한 정보가 퍼지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제국의 문화를 몰랐다. 인간중심주의,질서와 권력을 강조하는 제국의 문화는 코린토스나 페룸,오리움이나 다른 속국의 것과도 달랐다. 새롭고 놀라운 것이었으며 암플렉타의 '맹점'이었다. 서로의 가치를 재해석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방안을 찾아낸다는 암플렉타의 전략이 먹혀들지 않았다.


  하지만 제국의 침공은 눈 앞까지 왔다. 항상 '이이제이'로 문제를 해결해 온 암플렉타의 군대는 빈약했다. 아니 체계적인 군대가 없었다. 주변국에 도움을 청했지만 제국의 마동병기 앞에 무력했다. 암플렉타는 정복당했다. 100인회는 해산되었으며, 4인의 현자


 메르칸디아의 다른 지방으로 가는 '관문'을 열어 메르칸디아는 차례차례 제국의 손에 들어갔다 이야기다.



압제 - [여행을 제한하고 상단이 상업을 점령했다.]

  제국은 가장 먼저 여행을 제한했다. 암플렉타의 사람들은 고향이나, 다른 나라 곳곳으로 흩어져 정착을 해야만 했다. 외국에 나갈 때에는 신고를 해야 하며, 의심되는 경력이 있는 자는 여행을 제한당한다. 

  육로를 통하는 이상 제국은 암플렉타를 지날 수 밖에 없다. 암플렉타 곳곳에 상단의 점포가 들어섰으며 메르칸디아 척식회사의 지부가 들어선 곳도 암플렉타이다. 

  암플렉타 사람들은 다개국어와 다양한 문화에 능통하며, 설득을 잘 한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상단이나 척식회사에 들어간 사람들도 많다. 특히 새로운 세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효율성과 이익을 중시하는 제국식 상업주의에 익숙하기도 하다.

  상업은 철저히 통제한다. 수입,수출하는 물자는 모두 세관에 신고해야 하는데 권력을 남용하는 부패와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관세를 뻥튀기하고 차액을 챙기거나 하는 일은 일상이다. 덕분에 수입품에 의존하는 암플렉타 사람들은 높은 물가에 신음하고 있다.

  음유시인은 이제 없다. 재능 있는 사람들은 선전관으로 취직한다. 제국을 찬양하는 이야기를 지어 각국을 순례한다.


  오고 가는 '군수 물자'를 지키기 위해서 군사들도 배치되었다. 이따금 거대한 마동병기가 지나가는 장관을 연출한다. 


저항 - [달그림자단]

  과거에도 침공의 위기는 여러 번 있었다. 암플렉타 사람들은 독립과 자유를 위해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서서히 하나의 비밀 조직의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바로 [달그림자단]이다.

  달그림자단은 정보를 차등적으로 배분한다. 가장 말단 직원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순한 지령과 최소한의 정보만을 받는다. "산토끼 술집 4번 째 의자 아래에 있는 가방을 다음 날 4시 까지 멧돼지 강에서 기다리는 모자를 쓴 남자에게 가져가라"는 식이다. 때문에 제국에 잡히더라도 발뺌하기 쉽고, 고문을 당하더라도 정보가 새어나갈 염려가 적다.

  전략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건 윗선의 간부들이지만 이들도 적절하게 분할된 업무를 처리하며 서로의 존재는 거의 알지 못한다. 말단인 줄 알았던 사람이 알고 보니 간부였더라 하는 일은 놀랍지도 않다.

  이 달그림자단의 가장 윗선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는 베일에 쌓여 있다.


  달그림자단의 구성원은 다양하다. 술집 종업원부터 동네 거지 심지어 선전관이나 척식 회사의 간부도 있다. 특정한 일자리가 없이 오로지 조직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는 전업? 요원들도 있다.


주요 활동은 다음과 같다.


연락망을 이용한 '정보 수집'

제국에 불리한 소문을 퍼트리는 '선전'

비리나 제국의 어두운 뒷면을 파헤치는 '첩보'

각종 수사와 말 재주가 필요한 '교섭' (포로 교환이라던가)

조직의 특성 상 연맹의 영웅들을 '지원'하거나 '협력'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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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리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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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


 현재의 제국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으로 광대한 영토를 지배하는 국가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국 이전이라고 해서 그러한 국가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국의 탄생 이전에도 몇몇 도시와 그 주변 지역을 넘어 거대하게 성장한 국가들이 있었고, 그 중에는 제국을 자처할 정도의 세력을 구축한 국가도 있었습니다.


 역사 속에서 이런 소제국, 또는 제국의 맹아들의 자취를 쫒다 보면 반드시 발견하게 되는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코린트 제국입니다. 약 250년 전, 코린트 제국은 현재 제국 영토의 1/5에 달하는 광대한 영토를 지배하는 제국이었으며, 도시 코린토스는 이 제국의 모태이자 심장, 두뇌였습니다.

 

 현재로부터 대략 700년 전, 대마법사 섹스투스와 40인의 제자들이 메르칸디아의 해안지역에 상륙했습니다. 그들은 강력한 마법의 힘으로 단숨에 주변 지역을 평정하고, 그 주민들에게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한다면 그들을 보호해 주겠다고 제의했습니다. 이민족의 침략과 약탈에 시달리던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이 제의에 응했고, 섹스투스와 제자들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건설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코린토스의 탄생이었습니다.

 

 이후, 코린토스는 약 200년간 도시국가로써 번영의 길을 걸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마법사의 보호를 받는 도시로 모여들었고, 자연스럽게 이 도시는 상업과 공업의 중심지가 되어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식을 숭상하는 마법사들이 통치하는 도시로써 학문과 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하여 그 부유함과 강력함에서 주변에 적수가 없다고 일컬어질 정도가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코린토스인들은 자연스럽게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코린토스의 역사에 있어서 정복의 시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정복은 막대한 국력을 소비하는 행위였지만, 동시에 막대한 부와 영광을 가져다주는 행위이기도 했습니다. 해가 갈수록 코린토스의 영토는 넓어지고, 코린토스인들은 스스로를 제국이라 일컫기 시작했습니다. 정복 사업의 열기가 절정에 달할 무렵, 코린토스인들은 땅 끝, 바다 끝, 하늘 끝,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세상의 끝까지 정복하고 문명을 보급하는 것이야말로 자신들의 천명이자 스스로 짊어져야 할 짐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할 정도였습니다. '그들에게 문명을 가져다 주자'는 것이 이 시대의 구호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한 내면과는 달리 코린토스의 내면은 심각하게 곯아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오랜 전쟁으로 인한 인적 자원의 손실은 치명적인 수준에 이르렀고, 정복자라는 자만심과 스스로의 노력이 아닌 정복을 통해 얻은 부는 코린토스의 문화를 퇴폐적이고 향략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었습니다. 반면, 코린토스에 의해 '문명화'된 다른 지역에서는 빠른 속도로 산업이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코린토스인들은 자신들의 허영심과 주머니를 동시에 채워주는 이러한 발전상에 크게 만족하고 있었지만, 이러한 발전이 종국에는 자신들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적 자원의 부족, 퇴폐적이고 향략적인 문화, 정복지에서 얻을 수 있는 막대한 부, 신흥 산업 중심지의 탄생이 겹쳐 코린토스 자체의 산업적 기반이 완전히 공동화 된 것이 가장 치명적이었습니다.

 

 백 오십여년에 이르는 정복기를 거쳐 코린트 제국의 강역은 최대 규모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코린토스인들은 자신들에게 더 이상의 확장과 정복을 지속할 여력이 없다는 현실에 직면합니다. 그리고 역사가들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코린트 제국이 소강기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소강기는 약 120년간 지속되었으며, 코린토스인들은 이 기간동안은 자신들의 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광대해진 코린트 제국의 영토를 유지하는 것만 해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코린토스력 330년 무렵부터 코린트 제국은 급속한 몰락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270년에 걸쳐 건설하고 유지한 광대한 제국이 몰락하는 데는 채 30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코린토스의 제국 정부는 각 지역의 저항을 탄압할 여력이 없었고, 사실은 저항이 없는 지방에 대해서 영향력을 유지할 능력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코린토스력 350년경, 코린트 제국은 완전히 해체되고, 코린토스는 다시 도시 국가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후 200년이 다시 흐른 현재, 코린토스는 과거의 영광을  되씹고 있는 아직 부유하지만 노쇠한 도시 국가입니다.

 

요약: 건국(도시국가)->200년->정복 시작(제국화)->150년->최대 강역에 도달/정복 중단(소강기)->120년->제국 붕괴 시작->30년->다시 도시국가로->200년->현재

 


2. 산업

 

 코린토스는 부유하고 번화한 대도시이지만, 생산적인 산업 기반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 이 도시의 번영은 과거 제국의 수도이던 시절로부터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에 의존한 것입니다. 코린트 제국은 정복지역에 화폐와 금융 체계를 정착시키는 데 열성적이었고, 따라서 코린토스는 금융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현재 코린토스의 주된 수입원은 이 당시 세워진 은행과 증권 거래소입니다.

 

 이 외에 코린토스가 강세를 보이는 분야를 찾아본다면 학문이나 문화 영역이 있습니다. 전성기의 코린토스는 발달된 학문과 기술, 문화의 힘으로 두각을 드러낸 국가였고 코린토스가 젊고 건강하던 시절 세워진 코린토스 대학과 대륙 최대의 장서수를 자랑하는 대 도서관은 여전히 대륙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학술 연구의 중심입니다. 뿐만 아니라, 옛 제국의 수도답게 문화예술적 수준도 매우 높습니다. 코린토스인들의 예절은 나쁘게 말하면 허례허식으로 가득하지만, 호의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몹시 세련되고 귀족적이라고 찬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코린토스의 예술 역시 세계적입니다. 코린토스의 아카데미들은 화가나 음악가에서 배우나 가수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분야의 예술가와 예능인들을 배출하며, 이들 역시 세계적으로 활동하면서 코린토스에 부와 명예를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코린토스의 산업 기반을 또 하나 더 찾아본다면 관광업이 있습니다. 코린토스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이고, 영광스러웠던 시절의 흔적이 남은 문화유산으로 가득한 도시입니다. 또한, 경치와 기후가 좋은 해안도시로써 휴양지로 각광받는 도시이기도 하며, 발달한 예술, 특히 공연예술도 관광객들에게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3. 문화

 

 코린토스인들은 대체로 세련되고 예의바르지만 오만한 사람들이며, 높은 교양과 이성을 중시하고 세속적이고 유물론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생활 양식은 다소 향락적이고 사치스럽습니다. 그리고 용기보다는 신중함을 더 중요한 덕목으료 여기지만, 체면과 명분에 몹시 중요하게 여기는 일면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4. 정치와 사회

 

 건국 직후 코린토스는 마법사 왕 섹스투스가 통치하는 왕국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마법사는 후손을 남기지 않고 죽었고, 이후 그의 제자들에 의한 과두적 공화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제국 시대가 시작되기까지 과두적 공화정체가 유지되었습니다. 마법사들의 의회는 독립적 지배계급으로 성립하기에는 그 수가 너무 적었고, 따라서 마법사들은 가능한 한 많은 제자들 거둬들이고 시민 계급과 통혼하여 자신들의 수를 늘리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마법사와 40인의 제자,(그리고 그 제자의 제자로 이어지는 마법사의 학맥에 속한 사람들)의 혈통을 이은 사람들이 정치적 지배권을 가진 귀족으로 부상한 것입니다.

 

 도시 공화국 시대에는 이들 마법귀족으로 이뤄진 코린토스 평의회가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평의회의 의장이 국가를 대표했고, 의원들 중에서 집정관이나 행정관, 법무관, 조영관과 같은 고위 관료들이 선출되었습니다. 그리고 평의회 의원이 아닌 사람들 중에서 선발된 하위 관료 조직이 평의회를 보좌했습니다.(귀족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하위 관료는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귀족 공화정 체제는 코린토스의 발전에 따라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일단, 전체 인구 중에서 귀족의 비율이 높아진 것이 첫번째 원인이었습니다. 마법사의 재능은 어느 정도 유전되는 것이었고, 마법사의 수를 늘려 귀족들 자신과 국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라도 개방적인 혼인이 장려되었습니다. 그리고, 유전은 남녀를 따지지 않는 것이기에 귀족의 혈통 역시 부계와 모계를 불문하고 전해졌습니다. 그나마 초기에는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귀족들간의 결혼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만... 정복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귀족 비율의 증가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광범위한 영토를 정복하고 지배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기반이자 중추가 될 튼튼한 정치적 시민계층(과 많은 마법사들)이 필요했고, 귀족과 평민의 결혼이 오히려 장려되는 상황이 시작된 것입니다. 결국, 긴 정복기를 거치면서 사실상 코린토스 시민의 대부분은 마법사의 혈통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코린토스가 광대한 영토를 통치하게 되면서, 이전까지의 귀족 과두 공화정보다 독재적일 지라도 빠른 의사결정과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해 졌습니다. 정치 전반에 대해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권한을 발휘할 인물이 필요해졌던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에 부응한 인물이 바로 율리우스 가문의 가이우스입니다. 결혼 동맹을 통해 클라우디우스 가문의 지지를 확보한 가이우스는 편법적으로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이 집중된 새로운 관직인 '황제'를 창설하고, 의회의 추대를 이끌어내어 스스로 그 자리에 취임합니다.  또한, 코린토스의 정치체제 자체를 개편하여 마법사의 혈통을 이은 모든 시민에게 동등한 참정권을 부여하였습니다. 이 시기 이후, 코린토스 공화국은 코린트 제국으로, 코린토스 평의회는 코린트 제국 의회로 거듭났습니다.

 

 이러한 개혁을 거친 코린트 제국의 전성기에 코린트는 한 명의 황제와 그를 보좌하는 제국 의회에 의해 통치되었습니다. 황제는 주로 혈통을 통해 계승되었지만, 여계 계승권을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명문가 사이의 결혼관계가 복잡하며 황제가 의회에 의해 추대된다는  제도적 특징상 황조는 여러번 교체되었습니다. 이후, 제국이 해체되고 코린토스가 다시 도시국가로 되돌아간 뒤에도 황제의 계보는 이어져 내려오다가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마지막 황제인 팔라이올로구스 가문의 콘스탄티누스가 후계자 없이 사망하고, 새로운 황제의 선출을 둘러싼 의회 내의 갈등이 격화된 끝에 일단 선출을 미루기로 결정됨으로써 단절되었습니다.

 

 결국, 도시 국가 코린토스의 정치체제는 대의제 민주주의와 어느 정도 유사하게 작동하는 형태입니다. 코린토스 시민들은 의회의 의원을 선출할 권리를 가집니다. 그리고, 생활 범위가 좁은 도시 국가의 특성상 개인의 정치적 발언은 상당한 파급력을 가지며, 이러한 직접 민주주의적 측면이 대의제 민주주의의 문제를 어느 정도 보완합니다. 물론 황제가 있으니 민주정체라고 부를 수는 없겠으나, 황제 역시 명목상 의회의 추대에 의해 즉위하며, 그 권한 역시 법에 의해 제약됩니다(이런 면에서는 입헌 군주제적 특징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코린토스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가들이 있고, 이런 가문에 속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권력과 부를 누리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예를 들어, 의회 의원과 고위 관직은 거의 이런 명문가 출신들이 독점합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이런 명문가에 속한 사람들도 그저 한 사람의 시민일 뿐입니다. 코린토스의 시민들 역시 이런 명문가의 계급적 특권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모두 평등한 코린토스의 시민임을 잊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코린토스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코린토스의 시민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코린토스 시민이 아닌 이주민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은 코린토스 인구의 약 절반을 차지합니다. 이들 중에는 코린토스에 터를 잡고 수 세대를 살아온 사람들도 있고,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찾아 왔다가 돈을 벌어 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보통 외지인이라 불리며, 대체로 코린토스인들보다 낮은 임금으로, 코린토스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에 종사합니다. 이들에게는 정치적 권리가 없습니다. 모든 코린토스인들은 평등하기에, 외지인보다 더 평등한 것입니다.

 

 

5. 대외관계

 

 제국의 방침과 코린토스인의 사고방식 사이에는 상당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문명이 비문명보다 우월하다고 여기는 점이나, 신마숭배(코린토스인들은 이 표현보다 어리석은 미신이라는 표현을 선호합니다.)를 좋지 못하게 여긴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제국 정부는 코린토스를 대체로 제국의 지배에 우호적인 식민지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제국에 대한 코린토스인의 평가는 그리 좋지 못합니다. 국수주의적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은 코린토스야말로 문명의 원류이며, 현 제국의 모태인 아파토스 연방은 코린토스와 코린트 제국의 빛나는 문명을 흉내내는 아류, 잘 봐줘야 스승의 나라를 정복한 패륜적인 제자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다만, 이는 거짓말, 또는 지나친 과장입니다. 아파토스 연방이 일곱개 도시국가의 연합체이던 시절 코린토스인들은 제국을 건설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당시에도 이마 아파토스 연방은 독자적으로 고도의 문명을 이룩한 강대국이었습니다. 물론, 당시 더 선진적이었던 코린트 제국이 아파토스 연방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코린토스인들이라고 해도, 한때 정복자였던 자신들이 이제는 정복당했다는 것에 불쾌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현 제국의 통치 방침에 대한 불만도 상당합니다. 특히, 과거 제국의 지배자였던 코린토스인들은 현재의 제국과 코린트 제국 사이의 차이들을 현 제국의 어리석음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성문법 지상주의자인 코린토스인들은 제국 의회의 복잡한 결정체계를 '조잡한 관습법' 체계라고 비웃습니다.(물론, 과거 코린트 제국의 다섯배에 달하는 광대한 영토 전체에 통용될 단일한 성문법 체계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거나, 단일한 법 체계를 대륙 전체에 확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생길 비효율에 대해서는 딱히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자유의지주의적인 경향이 강한 코린토스인들은 강력한 군사력에 기반한 제국의 억압적 통치를 혐오하며 이런 행태는 문명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문명으로 억누르는 것이 아니냐고 비웃습니다.(사실 코린트 제국은 이 억압 능력이 없어서 공중분해 됐었습니다.)

 또한, 제국의 이념을 제국 전체에 강요하는 제국의 방침에 대해서 코린토스인들은 다양성의 가치와 가능성을 모르는 어리석은 행태라고 비웃습니다.(그렇다고 코린토스인들이 딱히 다원주의자나 평등주의자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찌됐건 보편 제국을 지향하는 현재의 제국에 비해 코린토스인들이 훨씬 심각한 차별주의자로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코린토스인들은 언제나 자신과 자신들의 문명이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신보다 열등한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우아하지 못한 행태라고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제국 이외에 다른 나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코린토스인들은 대체로 오만한 귀족주의자로 여겨집니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상대가 '문명인' 인가, 아닌가, 얼마나 문명개화한 사회에 속한 사람인가입니다. 문명인과의 관계에서 코린토스인들은 대체로 오만하지만 신사적인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비문명인이라고 여겨지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코린토스인들은 신사적이지만 오만한 사람들이라고 여겨집니다.

 

 

6. 압제와 저항

 

 일단 제국은 코린토스의 경제를 간접적으로 수탈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린토스에는 별다른 생산업의 기반이 없고, 수탈할만한 자원이나 노동력도 없습니다. 돈은 제법 있지만, 이 역시 막대한 현금자산을 가진 것이라기보다는 지속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분산되어 투자된 형태이고, 몽땅 빼앗아 가 봤자 그저 숫자가 적힌 종잇조각으로 전락할 뿐입니다. 따라서, 제국은 코린토스의 이자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고 상회를 앞세워 코린토스가 가진 금융자산과 이권을 서서히 흡수하는 간접적인 형태로 코린토스를 착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린토스의 풍부한 마법 자산 역시 수탈의 대상입니다. 코린토스는 한 때 마법의 힘으로 제국을 건설했을 정도로 뛰어난 마법적 전승과 강한 마법사의 혈통을 가지고 있고, 제국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탐나는 것은 드뭅니다. 특히, 코린토스에 전래되는 마법은 사대 원소 대신 오행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 이외에는 물질을 다루는 제국 구마법과 몹시 유사한 이론적 기반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제국은 마법사 징병등의 형태로 코린토스의 인적 자원을 수탈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영역과 마법 영역은 코린토스의 마지막 역량이 남아있는 영역이고, 이 두 영역에서의 수탈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미래의 코린토스는 별 볼일 없는 제국의 중소도시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코린토스인들이 느끼는 정서적 박탈감 역시 대단합니다. 한때 제국의 주인이었고, 제국의 전성기에는 라티아와 아르카논 지방 근처까지 진출하여 아파토스 연방을 상대로 우월한 입장의 우호조약을 체결했던 자신들이 이제는 아파토스의 피정복민이 되었다는 것을 참기 힘든 굴욕이라고 느끼는 코린토스인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또한, 대체로 제국의 질서는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코린토스인들에게는 상당한 불편과 억압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또한, 문명인으로써 사상과 언론을 보장하던 코린토스의 전통 역시 제국의 지배하에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으며 옛 정복자로써 누리던 사소한 특권과 자랑거리들 역시 점차 위협받고 있습니다. 정복 이전까지, 코린토스의 집정기관인 의회는 코린트 제국 의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국은 사라졌지만, 이름만은 남아 있었죠. 하지만, 정복당한 이후에는 더 이상 그 이름을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코린토스 공화국 자치 의회라 불릴 뿐입니다. 적지 않은 코린토스인들은 제국 의회라는 명칭이 폐지되던 날 온 코린토스를 뒤흔들던 구호를 아직까지 기억합니다. '님꺼 바꾸세요 그럼!' (당시의 총독은 이 구호가 그냥 농담이라고 생각했는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50년전 단절된 황제의 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코린토스인들은 황제야말로 코린토스, 코린트 제국의 정당한 최고 주권자라고 생각합니다.(다만, 코린트인들이 생각하는 황제란 신성하고 절대적인 주권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지난 50년간 코린트인들은 황제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으니, 천천히 생각해서 신중하게 다시 세우자는 입장이었죠. 하지만 정복당하고 주권을 빼앗긴 이후 다시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혹자는 현재의 제국 의회 대표자에게 코린트의 황제위를 양위하여 신 제국과 구 제국의 화합을 이루자고 주장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독립의 구심점이 되어 줄 황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자의 생각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황제라는 이름이 코린토스인들에게 엄청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코린토스인들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한 부류는 흔히 현실주의자라 불리며, 새로운 제국의 탄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친제국적인 면모를 보이는 사람들은 제국부흥연대라는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새로운 제국의 탄생이야말로 문명인의 제국을 부활시킬 가장 훌륭한 기회이고, 설령 코린트 제국이라는 이름이 사라지더라도 옛 제국의 이상을 새 제국에서 실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들보다는 온건한 세력으로 코린토스 자치당이 있습니다. 이들은 제국에 의한 세계 질서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제국재건연대처럼 제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데에는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설령 코린토스라는 정치적 실체가 사라지더라도 제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오히려 코린토스의 이념으로 제국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제국부흥연대의 입장이라면, 제국의 탄생이라는 현실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코린토스의 고유한 문화를 유지하고 발달시키며, 제국 내에서 코린토스의 입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코린토스 자치당의 이념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정 반대편에 있는 것이 독립주의자들입니다. 이들은 제국의 지배를 적극적으로 타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며, 당연히 제국의 탄압을 받고 있는 조직이고, 따라서 이들의 공식 조직은 없습니다. 이들 독립주의자 내부에서는 코린토스의 영광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는 우월주의자와 지나치게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일단 코린토스가 중심이 되어 메르칸디아가 연합하여 제국의 영향력과 수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역주의자가 양대 구심점을 이루고 있고, 제국의 반인권적 행태에 반대하는 인권주의자들은 이 양쪽 모두와 연계한 상태입니다. 다만, 제국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공동의 목표와 어쨌건 코린토스가 우월하다고 여긴다는 공감대 덕분에 심각한 내분은 벌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두 부류의 사이에 적극적으로 독립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지만 제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 숫적으로는 이들이 가장 다수이지만, 명확한 이념적 구심점을 갖춘 세력이 아니고, 실체를 가진 조직은 커녕 딱히 이들을 지칭하는 표현도 없습니다. 다만, 종종 비판적으로, 또는 자조적으로 기회주의자라고 불리는 경우가 있는 정도입니다. 이 세력은 코린트 제국의 부흥을 바라지만 남의 손을 빌려 제국을 부흥할 수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서 제국에 반대하지만 차마 저항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

 

 물론 이러한 세력들의 구성원들 모두가 공식적인 이념에 전적으로 동의하기에 각각의 세력에 참여한 것은 아닙니다. 각 세력 내부에도 다양한 목소리와 지향점이 있습니다.

 

7. 이념

 

 코린토스의 이념은 인간 중심주의입니다. 단, 이는 제국이 이야기하는 인간 중심주의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제국은 인간의 집단, 전체가 가지는 존엄함을 이야기하지만 코린토스인들이 말하는 인간의 존엄함이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자유로운 개인들에게서 발견되는 것입니다. 제국인들은 전체는 각 개인의 합보다 크다고 생각하지만, 코린토스인들은 각 개인의 합이 전체보다 오히려 크다고 생각합니다. 코린토스 역시 신마숭배를 혐오하는데, 이는 강력한 힘을 가진 신이나 악마를 숭배하는 것이 인간의 주체적 역량을 훼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코린토스 인들은 마법을 숭상하는데,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마법이야말로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큰 증거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또한, 코린토스인들이 학문과 기술을 중시하는 것 역시 이것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실현시켜온 가능성의 증거이자, 앞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시킬 기반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코린트 제국이 현재의 제국보다 덜 폭력적이었던 것 역시, 반쯤은 이런 이념에 기인합니다. 코린토스인들은 자신들의 이념과 문화가 우수함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다른 문화를 자국의 문화와 똑같이 변화시키는 데에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역시 일종의 가능성이었기 때문입니다.(나머지 절반의 이유는, 보편 제국이 아니라 '코린토스의 지배에 의한' 제국을 원했던 코린토스인들로써는 문화 동화 작업을 수행할 역량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적지 않은 코린토스인들이 우월주의적이고 차별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상황에서, 이러한 이념은 일종의 도덕적 안전판 구실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남보다 더 우월하다고 믿는 코린토스인들이지만, 타인의 자유나 존엄성을 침해하는 데에는 일정한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8. 마법

 

 대마법사 섹스투스 이래 코린토스에는 세 종류의 마법이 전래되었습니다.

 

 1) 물질 마법: 이 마법은 물질의 성질과 반응을 제어하는 마법입니다.

 2) 에너지 마법: 이 마법은 에너지의 흐름과 작용을 제어하는 마법입니다.

 3) 정신 마법: 이 마법은 인간의 정신에 영향을 끼치는 마법입니다.

 

 과거, 전성기에 코린토스는 이 세 종류의 마법의 힘으로 제국을 건설했습니다. 각각의 마법도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른 종류의 마법을 익힌 마법사들이 힘을 합쳐서 시전하는 마법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여 날씨를 바꾸고 천재지변을 일으키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코린토스는 이런 위대하고 강력한 마법의 대부분을 잃어버렸습니다. 가장 먼저, 다른 두 마법과는 성질이 크게 다르고, 가장 복잡하고 미묘했던 정신 마법의 전승이 끊어졌고, 그 다음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다루기에 물질 마법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웠던 에너지 마법의 전승 역시 끊어졌습니다.(다만, 에너지 마법사들의 연구결과 중 일부는 물질 마법사들이 유용하게 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마법의 유파는 물질 마법 뿐입니다.

 

 정복 이후, 제국은 코린토스에 전해지던 마법 전승의 상당부분을 강탈하거나 파괴했습니다. 하지만 대도서관의 폐쇄 서가 깊숙한 곳에 고대 마법의 전승과 자료가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기록의 보존을 중시하는 코린토스인들의 성격상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소문 중에는 숨겨진 자료중에 세 마법을 융합하여 생명이나 시간, 더 나아가 세계의 구성 그 자체를 다루는 비법을 연구하던 섹스투스의 연구 자료도 있다는 것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몹시 믿기 힘든,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이겠습니다만.

 

요약

 

- 이 나라의 공식 명칭은? (예: 왕국, 공국, 자유령, 연맹, OO시 등)

이 나라의 공식 명칭은 코린토스 공화국 입니다.  제국에 정복당하기 이전에는 코린트 제국을 공식 국호로 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때도 코린토스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 과거 나라의 지배층과 정치체제는 어떠했는지? 제국의 지배 아래 놓이면서 이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시민권 소지자들의)보통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평의회가 도시를 통치합니다. 제국에게 정복당한 이후에도 평의회의 명칭을 바꾸고, 총독을 의장으로 삼는다는 조건 하에 자치적 실권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 현재 제국이 파견한 총독의 이름과 직함. 총독은 어떤 인물인지?

 총독의 이름과 직함은 천천히 정하겠습니다. 일단 코린토스 자치 평의회 의장이겠죠...



- 제국에 정복 당하기 전에 이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주된 산업과 전통적인 생활상은 어떠했는지? 제국의 압제로 사라져가는 전통과 풍습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음... 길어서 여기 다시 쓰면 요약이 아니게 될 것 같습니다. 여하간, 스스로를 제국이라고 부르면서 아직까지도 제국의 지배자인 것처럼 고위 관료나 평의원들에게 '총독' 이나 '대장군', '장관' 같은 칭호를 붙여주는 풍습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 제국의 지배가 이 나라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제국의 수탈은 이 나라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사람들은 주로 무엇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지?

사실, 제국의 지배 이후에도 일상 생활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이 나라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수탈은 경제적 이권 침탈과 마법사 징집이지만, 사람들이 가장 실감하는 억압은 자부심의 상실입니다.

 

- 사람들은 제국의 압제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항해가려 하는지? 조직화된 저항세력이나 전통 집단이 있는지? 이에 대한 제국의 대처는 어떤 식인지? 

조직화된 저항세력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따라서 제국 역시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나라에는 제국의 지배를 할 수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아도 제국의 지배 이후에 세상이 더 살기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제국이 코린토스를 '문명화' 시켰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우니까요.

 

- 나라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도시, 지형지물이나 건물, 조직이 있다면? (예: 상아탑, 모리아 광산, 티그리 강, 타르카그 항구 등)

코린토스 대학, 코린토스 국립 대도서관등의 학술시설이나 코린토스 대극장(예전에는 제국 극장이라고 불렸습니다), 코린토스 미술사/자연사 박물관(역시 예전에는 제국 박물관이라 불렸습니다.)등의 문화 시설이 있고, 각종 상점이나 식당, 거리공연, 밀집한 예술 아카데미 등으로 인하여 항상 축제를 벌이는 것처럼 화려하고 소란스러운 라케다이몬 거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 해당 나라의 주요 인물과 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예: 친제국파 앞잡이, 옛 전통의 정신적 지주, 프리스미스 길드)

현실주의자, 기회주의자, 독립주의자와 그 하위 분파들이 주요한 세력입니다. 인물은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 나라의 이미지를 잘 보일만한 그림 1-2장 첨부 (선택사항).

 

요런 느낌의 대도시입니다.(지형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냥 거대 성벽으로 둘러싸인 해안의 대도시라는 점만 참고해 주세요)

 

그리고 경치가 좋은 곳이므로 

요런 스킨을 씌워 주세요

- 이 나라에 고유한 문화, 기술, 장비 등을 표현하기 위한 추가규칙이 필요하다면 신청해주세요 (예: 마법, 특기, 물품 등).

생각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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